2012/04/26 13:42

[리뷰/스포일러주의] 시인의 뮤즈 - 은교 영화가영화영화


※스포일러가 가득가득가가득득 들어있습니다 (거의 처음부터 끝내용이 다 나오니까 주의하세요)※※※※※※※※※※※※※※※※※※※※※※※※※※※※※※※※※※※※※※※※※※※※※※※※※※※※※※※※※※※※※※※※※※※※※※※※※※※※※※※※※※※※※

1. 예고편을 정말 잘만들었다. 요새는 사람들이 예고편 만드는 학원이라도 다니는 걸까 궁금할정도로 많은 아줌마 아저씨들이 마치 방자전이라도 되는 것처럼 퇴폐영화라고 생각하고 (서지우, 이적요, 은교의 3p라도 기대한건지) 와서는 이게 도대체 무슨내용이야? 라고 화를 내면서 나가더라 ㅋㅋㅋ...것참. 예고편에서는 마치 정사를 보여주려고 한 것처럼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전혀 상관없는 장면들이었다. 대박 웃김.

2.서지우와 이적요의 관계는 마치 토마토 같다고 생각했다. 토마토를 카레에 넣으면 껍질은 비엔나소시지의 비닐처럼 벗겨진다. 토마토는 토마토 안의 '알맹이'를 먹는거지, 이 영화에서는 토마토 알맹이에 껍질을 씌웠는데 마치 껍질씌운 토마토가 토마토 '알맹이'라는 본질을 해치고 마치 그 자체가 토마토라고 느끼는 것 같은 기분.

3. 은교가 서지우는 둘다 '외롭기 때문에' 라고 말했다. 은교는 서지우가 충동적으로 키스했을때 당황스러웠지만 '외로움'이라는 말의 아련함이 마음에 들었을것 같다.  은교는 아니 여자로써 말하자면 소설에 자신을 그렇게 표현했을 때 매우 감격하고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고백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4. 은교에 대해서 말하자면 영화속에서 은교는 마치 살아있는 사람이 아닌 서지우와 이적요의, 특이 이적요에 있어서 갈라테이아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만을 위해 만들어진 조각인형처럼, 혹은 17세 여고생이라는 아이콘 일수도 있다. 성에 무지하고 순수하며 늙어가는 자신의 시적 감수성조차 다시 살려주는 뮤즈라고, 소녀는 아직 남자들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순수하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17세 소녀의 아이콘이면서 남자들이 원하는 성녀라는 이미지로까지 보인다. 하지만 성녀라고만 하기엔 이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은교는 성녀와 요부의 두가지 모습이다. 교복을 줄이고 치마를 짧게 하고 남자의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다리를 드러내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은교가 의도하지 않은 것이다. 이 영화에서 서지우와 이적요는 은교의 이 성녀와요부같은 두가지 이미지에 허우적대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은교는 자신이 일부러 요부처럼 보이고 싶어한 것은 아니라는 거다. 일종의 여자에 대한 판타지의 표상이라고 보였다.

5. 관계에 있어서 이적요와 은교는 위태위태하다. 은교역을 맡은 김고은이 제일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17세 소녀 특유의 불안한 감정을 잘 표현했다는 것이다. 그녀의 눈은 항상 위태위태하게 흔들린다. 그나이때를 겪은 언니들은 다 알것이다. 성인과 소녀의 사이인 그 질풍노도의 시기에서 성적인 호기심과 무모함. 그리고 불안이 합쳐져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은. 하지만 서지우가 걱정한것과 다르게 이적요와 은교의 관계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하면서도 한쪽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이점에 있어서 박해일이 이적요를 연기한 것은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늙은 배우가 이적요를 했다면 사람들은 이적요와 은교의 관계를 더욱 사실적으로 , 있을법한 일로 인식할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오히려 불쾌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늙은 역할이 어설픈 박해일을 기용하면서 사람들에게 사실은 70대 노인과 17살 여자애의 로맨스가 아니다. 봐라 사실은 박해일이 젊잖아. 라는 것을 속삭이며 관객들이 너무 깊숙히 몰입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았을까. 

6. 서지우의 김무열이 연기하는 것은 처음봤는데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이때까지는 연극에서 이름을 많이 들어봤는데...
영화는 꽤나 친절하게도 김무열이 공대생이라는 것을 계속 말해주고 있다. 별이 별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10년이 걸렸다는 말, 은교의 거울이 가진 의미.. 거울이 거울이라서가 아니라 엄마가 준 생일 선물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 그 '의미'가 아닌 '표면'을 봤다는 것자체가 서지우의 '껍데기' 라는 것을 몇번이고 강조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서지우는 자신의 '껍데기'적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한다. 그러니까 보여지는 것만으로 추론을 하고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일부러 본질인 이적요와 껍데기인 서지우의 관계를 강조하려는 것 같다. 

7. 껍데기와 알맹이의 공존은 잘 되어가고 있었던것 같다. 이적요는 국민 시인으로써 체면이 있었고 서지우는 성공하고 싶었다. 결국 서지우의 것은 이적요의 것이었다. 처음에서 얼마 안된시점에 서지우고 노트북을 두드리고 원고지에 글을 지우는 장면이 있다. 눈썰미가 있는 관객이라면 이장면에서 쉽게 유추해볼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렇게 공존을 해온 나날들이 난입한 은교로 인해 깨어졌다. 이적요는 서지우에게 단순히 껍데기로써의 역할을 하길 원했을 것이다. 껍데기를 통해 세상을 보면서 본질은 나다. 라는 우월감으로 서지우를 대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껍데기가 자신이 단순히 껍데기가 아닌 그 자신으로써의 본질이라고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균열이 생기게 된것이다. 

8. 영화자체에서 보면 초반에 젊은 박해일과의 씬은 적나라하게까지 보여주진 않았어도 될뻔했다. 물론 그 장면까지 없었다면 중간에 아줌마 아저씨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겠지. 김무열과의 씬은 글쎄..있는 것도 괜찮았다. 은교가 진짜 이뻤고 서지우의 표정, 이적요의 패배감, 은교의 오르가즘까지 세개가 합쳐져 좋은 씬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불을 덮거나..했으면 더 좋을뻔.

9. 은교는 영화의 끝에 이르러서야 소설 '은교'가 이적요가 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소녀가 뮤즈에서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은 '인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모르던 여고생은 앎으로써 여성이 된다. 앎은 첫 경험의 앎이라고 할 수도있지만 '남자들의 검은마음'을 뼈저리게 알게 되는 앎 일수도 있다.
결론은 이 영화는 결국 은교를 위한 영화였다는 것이다.

10. 거의 첫 장면에 박해일의 성기노출이 나온다. 잠깐 나오지만 일부터 늙은 박해일을 보여주기 위해서 였던것 같다. 위에도 썼지만 감독은 일부러 어설픈 늙은이를 보여주려고 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박해일의 연기는 젊은 사람이 늙은 사람을 연기하는데에 빵점인 연기는 아니었지만 극에 몰입하는데에는 최고의 방해요소였다.

11. 이름표에 가슴이 찍혀 피가나는 장면을 꽤 잘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서지우의 책 '심장'과 심장부근의 피.. 은교가 서지우를 의식하게 되는 몇가지 사건중의 하나인것 같음. 깨알같이 몇개의 사건을 유기적으로 잘 엮어놓았던것 같음.

12. 뉴스에서 김고은의 부모님이 이 영화 시사회를 보셨다고 했다. 아 내가 다 민망하노......
하지만 김고은은 진짜...쌍수는 안했으면 좋겠고 그 불안한 눈동자..정말..하....언니예요...고은아...언니예요!!!!!!!!

13. 오랜만에 한국영화, 오랜만에 관객이 거의 다찬 영화관을 봤다. 처음에도 이야기했지만 예고편 완전 퇴폐적으로 잘만든듯

14. 소설은 안봤음다.

15. 이영화가 단지 성기노출이나 성관계에 주목되는 건 진짜 아님, 관객은 늘지 몰라도 평점은 내려갈듯,..판의 미로가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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